2020 년 5월 8일 군산 수송동 입주.
2개월가량의 인턴 과정을 위해 단기로 급하게 알아본 번화가의 자취방.
정말 끔찍한 혈투의 서막을 알리는 첫날밤을 기억한다.
방안을 터질듯이 울려대는 술집거리 상가들의 스피커 사운드, 그 특유의 저음의 베이스음
그리고 술에 취한 20대들의 절규 그것은 흡사 아비규환이었다.
경찰에 신고부터 시작해서 국민신문고에 민원 군산 시청에 민원 등등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했었다.
하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고 그저 무뎌지는 내 감각에 인간의 적응력에 대해 감탄할 뿐이었다.
사실 적응이라기보다는 너무 힘들어서 지쳐 쓰러지기 전까지 한계에 몰아붙인 후 노이즈 기능의 블루투스 이어폰을
착용한 채 기절하는 방법이다.
몸 안의 스트레스와 피로는 축적되고 있었고 수면의 퀄리티는 계속 떨어지다 보니
호르몬 조절에도 문제가 생겨 신체가 망가져가는 일상이었다.
그렇게 단기 계약이 끝나갈 무렵 이번에는 선배들에게 물어가 보며 조용한 동네를 알아봤고
그 결과 내 마음에 쏙 드는 곳은 지곡동이었다. 조용하고 자취촌이 형성되어있고 회사 셔틀과 위치도 가깝다.
특히 군산은 비교적 집값이 싼 편인데 이미 늘어나 있는 공급에 비해 수요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인데
서울에 살 때에 비하면 정말 놀랄 수밖에 없다. 가격은 더 싼데 방은 심지어 투룸이다.
사실 독하게 마음먹으면 원룸에 살고 한 달 월세를 7~8 만원은 아낄 수 있었지만 한 달에 치킨 4마리, 술을 먹지 말자
라는 식으로 합리화하고 이번 기회에 취업 후 처음으로 나에게 보상을 주었다. 그것도 1년짜리 대형 보상이다.
비록 1년 계약이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고 싶다. 아주 조금 투자해서 집도 꾸며보고 싶고 편안하게 숙면을 취할 수 있는 침대도 사고 싶고 독서, 컴퓨터 작업 그리고 운동 등 투룸인 만큼 다양하게 꾸며보고 싶기도 하다.
이런 기대감들을 안고 오늘 지옥과도 같았던 수송동에서의 짧은 삶을 청산하고 모든 짐을 다 옮기고 이사하는 데 성공했다.
심플하고 미니멀을 최우선으로 계획하여 집을 꾸미는 일만 남았고 어서 이쁘게 꾸미고 어서 블로그에 올리고 싶다.
오늘은 꿀잠 예약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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